부산 남구 용호만매립부두 친수공간의 정비가 끝나면서 구청장 공약 사항인 해안 먹거리 타운 조성 사업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바다를 바라보며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지역 명소가 탄생했다는 기대감과 별개로 안전사고, 쓰레기 문제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남구청은 4일 오후 7시 30분 용호동 용호만매립부두 친수공간에서 ‘분포웨이브베이 점등식’을 개최했다. 점등식에는 오은택 구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한다.
앞서 남구청은 용호만매립부두 친수공간 2000㎡ 면적에 경관 조명 사업을 진행했다. 친수공간이 주민 산책로 등으로 인기가 높은데 조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또 이곳에 ‘해안 먹거리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오 구청장 공약 이행을 위한 것이기도 했다.
남구청은 야간에도 시민들이 바다를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게 예산 9억 2000만 원을 들여 조명을 설치했다. 소금 결정 모양의 조형물과 친수공간 덱, 벽면 등에 조명을 설치했다.
기본적인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해안 먹거리 타운 운영 준비도 끝마쳤다. 남구청에 따르면, 해안 먹거리 타운에서는 주민이 직접 음식을 포장해 오거나 배달을 시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다만, 항만시설인 해안 먹거리 타운에서는 취사를 하거나 술을 마실 수는 없다.
해안 먹거리 타운 조성 소식에 주민 반응은 제각각이다. 우선 해안 먹거리 타운 주위 상가 측은 기대감을 보인다. 해안 먹거리 타운을 찾는 방문객이 늘어나면 상권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남구청은 친수공간 입구에 QR코드를 통해 인근 음식점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안내판도 세웠다.
그러나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안 먹거리 타운이 바다를 끼고 있어 인파가 몰려들면 안전사고 가능성도 커지는 점 때문이다. 특히 바다로 접근하는 것을 막는 해안 펜스 강도가 문제로 지적됐다. 바다 접근을 막는 펜스는 녹이 슬고 내구성도 떨어진 상태다. 방문객이 바다로 추락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특히 음주 행위를 제대로 막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쓰레기 처리도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남구청은 해안 먹거리 타운 방문객이 각자 쓰레기를 수거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타운 내에 쓰레기통을 배치하지 않았다. 인근 수영구 민락수변공원이 한때 방문객이 몰리면서 산더미처럼 쌓이는 쓰레기를 처리하느라 곤욕을 치른 점을 감안하면 유사한 문제가 이곳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G메트로시티 주민 전 모(65) 씨는 “이곳 펜스는 태풍이 오면 다 날아갈 정도로 견고하지 못하다. 안전사고를 막으려면 더 보강해야 한다”며 “이곳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종종 본 적이 있다. 음주를 막을 확실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구청 측은 안전 요원을 추가로 채용해 24시간 동안 안전사고 예방과 음주 반입 감시 등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구청 관광체육과 관계자는 “다음 달 중으로 야간에 근무하는 안전 요원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운영 상황을 감시해서 문제점을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